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뛰어나와 '민주주의'를 외칩니다.
많은이의 가슴속에 민주주의의 불꽃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가슴 뿌듯합니다.
오랜시간 함께 거리를 걷고 목소리를 돋우며 기뻤고, 행복했습니다.
촛불집회를 가면서도 사실 우려했던 점이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여론광장에 등장한 '예비군 퍼포먼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많은 예비역들이 거리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나보다 다른 이를 위한 배려라고 생각하면 든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촛불집회 예비군복 퍼포먼스를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곳에 나온 이들은 '여성'으로서, '노약자'로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즉 '시민'의 한 사람으로 나온 것입니다.
타자를 향한 배려심으로 예비군복을 입고 참석한 사람,
아픈 몸을 이끌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
남자친구와 손을 꼭 붙잡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
모두 '시민'입니다. '남성' '장애인' '여성'으로서 참석한 것은 분명 아닙니다.
그래서 모두가 '시민'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갖고,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외쳐야 하는 것입니다.
여자친구를 바래다주고, 어머니를 보호하려는 것은
아직은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에서 분명 당연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런것입니다.
사회의 성숙한 시민으로서 참석한 여성에게
개인적 차원의 인식을 강요하는 것은 자칫 폭력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예비역들이 스크럼을 짜서 내부의 시민을 보호하고, 내부의 시민들은 시위를 계속하는건
이상적인 집회의 모습으로 그려질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예비역들의 수십배의 전경이 주위를 포위하는 상황이기에
소수의 예비역들이 내부의 시민을 보호하는 구조보다
모든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으면 더 안전하게 집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여성도 장애인도 함께 스크럼을 짜고, 함께 외치며 참여한 만큼
민주시민으로서 자긍심도 높아질 것입니다.
높아지는 자긍심만큼, 우리의 목소리도 더 결연해 지겠지요.
모두가 더 참여할 수 있도록 일을 나누고 또 나누어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예비군복으로 수혜자와 시혜자가 구분된다면,
함께 자원해서 참여하고 싶은 여성, 혹은 꼬꼬마 미필이나, 다른 사람들이 원치않게 배제될 수 있습니다.
최초연행이 있었던 집회에서처럼, 여성을 여성이 보호하면 함부로 전경들이 몸을 만질 수 없게도 되고,
비교적 수가 적은 여경들의 수요를 높여 시위 강제진압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여성이 함께 스크럼을 짜고, 장애인이 함께 전경들을 막아선다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의미는 더욱 더 커질 것입니다.
촛불 집회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것으로 지켜질 것입니다.
모두가 함께, 더 참여할수록 빛나는 촛불집회기에
모두에게 열린 촛불집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예비군복으로 수혜자와 시혜자를 나누기보다
예전 촛불집회처럼 남녀노소 모두가 동등하게 서로서로를 배려하며 지킬 수 있게
열린 자원봉사체제로 가야 합니다.
무언가 소속감과 긍지를 높여줄 것이 필요하다면
2002년에 그랬던 것처럼, 그저 누구나 빨강 혹은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자원활동을 해도 좋겠습니다.
예비군복이 없는 여성이, 혹은 꼬꼬마 미필이 조금 부족한 힘이나마 보탤 수 있도록
누구에게나 열린 자원봉사로 집회를 더 진실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고생한 분들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힘들게 노력하고 오신 분들, 이 글을 보고 힘이 빠지실 지 모르겠습니다.
또 오늘 참석하셔서 고생하셨던 분들이 잘못했다는 이야기도 결코 아닙니다.
앞으로 모두가 '민주주의'의 주인으로서 행복감을 느끼며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논의의 장을 만들어 보고 싶을 뿐입니다.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좀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들 수 있도록
모두가 혜안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예비역 형님들 볼때면
미필들 가슴 미어집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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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추가 : 08.6.1)
많은 분들이 의견 남겨주셨습니다.
좋은 의견도 있었고 다소 흥분하셔서 남기신 의견도 있었습니다.
너무 많은 댓글이 달려 일일이 답글을 달 수가 없어서 중간에 답글 달기를 포기했습니다.
시간을 두고 답글을 다는 것이 도리겠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댓글에 모두 답글을 달기는 어려운 일이라 이곳에 간략히 남깁니다.
본문에서도 밝혔듯, 예비군복을 입고 참가하신 분들의 의도나 노고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또, 그분들을 시민들에게서 배제시켜야 한다거나 그분들과 시민들이 서로 다른 집합이라고 전제하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그분들에게 도움 받은 입장이고, 그래서 감사하고 든든했습니다.
예비군복 입고 참석하신 분들도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참석하셨습니다.
그런 그분들의 정체성을 분리시켜 바라보려는 생각도 없습니다.
'누군가의 지령을 받아 참가한 집단'으로 바라본적도 없습니다.
분명 제 글은 하나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다 다르게 읽고 조금씩 다 다르게 느끼셨습니다.
부족한 글쓰기 실력 때문에 본의아니게 많은 분들에게 오해도 사고, 흥분하시게도 만들어드렸습니다.
제 글이 좀 더 명확할 필요가 있었나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시각이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다양성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들에게 해당한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수는 없겠습니다만.
저는 쇠고기 수입 그 자체보다 공권력의 부당한 개입과 여론호도, 비민주적 국정운영에 더 분노를 느꼈고, 그래서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기 때문입니다.
때론 절친한 친구의 손을 잡고, 때론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광장에 섰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 그리고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말입니다.
거기에 예비군복을 입은 분들을 '잘난척 하는' 사람으로 보지도 않았고,
희생하는 시민의 한사람으로 봤을 뿐입니다.
제가 '거기 끼지 못해' 이런 글을 쓴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든든하고 고맙긴 했지만,
자칫 간과하기 쉬운 '가능성'을 인식했고 그걸 넘어서 더 좋은 대안을 찾고자 했습니다.
댓글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인터넷시대가 여는 새로운 형식의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우리 민주주의가 넘어야 할 산도 분명해 보입니다.
민주주의는 자유와 다원성을 존중합니다.
수많은 이가 서로 다른 주관으로 만나 의견을 공유하며
상호존중의 바탕아래 합리적 함의를 찾아갑니다.
많은 분들이 쇠고기 하나만을 위해 집회에 참석하는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집회에 참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점에서, 우리사회가 이번 시위를 통해 지키고 지향해야 할 것이 민주사회로 나아가는 것이라면
민주주의를 깔아뭉개는 이명박정부에 대한 지탄과 함께
시민사이의 민주주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며
그 의견이 서로 공격하고 방어해야 하는 관계가 아님을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며 함의를 가지며 민주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 가치를 지키기 위해 거리에 나서는 것이고 (모든분들이라고 단정짓진 않겠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민주주의의 대원칙은 존중되어야 마땅합니다.
본문에서 밝혔듯, 예비군복을 입고 참가하시는 분들께 '군복 입지 마라'라고 말하는게 아닙니다.
다른 대안도 모색해 봄이 어떨지 제안하며 논의의 장을 마련했던 것이고,
시민집회에 어떤 복장에 어떤 구호를 선택하든 그것은 전적으로 참가자 개인의 몫임을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분들을 강제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으며, 논의를 제안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많은 의견에서 많은 지점을 지적하신 것을 읽을 수 있었지만
모두 답변드릴 수 없는 점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주말이지만 정부의 상식밖의 대응 때문에 많은 분들이 잠 못 이루실 것 같습니다.
부디 모든 분들이 원하는대로 상식이 통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되길 바랍니다.
저 또한, 강력하게 바라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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